방금 온 이와 이제 떠나갈 이에게
정영욱 작가가 건네는 모든 사랑의 언어
“어쩌면 우리는 닿았다는 환상 속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마주 잡고 얽히며 하나가 된다는 착각 속에서 사랑한다.
사실은 서로의 삶이 필연적으로 저항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사랑은 반드시 아름답게만 남지 않는다. 오히려 관계가 흔들리고 어긋난 이후에 우리는 그것이 어떤 모양의 사랑이었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함께일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마음들, 말하지 못한 채 남겨졌던 감정들, 그리고 마음속에서 끝없이 되풀이되던 질문들까지. 추억은 그렇게 휩쓸려 간 뒤에야 비로소 한 사람의 얼굴을 드러낸다.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써낸 정영욱 작가의 신작 『구원에게』는 사랑의 가장 빛나는 장면보다 이면에 드리워져 있던 그림자에 시선을 둔다. 그 시간을 지나며 우리는 이전과는 조금 다른 사람이 된다. 결국 사랑은 우리를 완성시키기보다 조금씩 달라지게 만드는 일이었음을, 그 변화는 대개 마음이 스러진 자리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오래 바라보게 한다.
“내 안에 들어온 사람들, 추억, 그리고 과오까지도
쓰임을 다하도록 써 나가야겠다.
이것이야말로 이 산문의 시작점이었다.
이왕이면 아끼지 않고 닳아 없어질 때까지.
내가 가진 육신도 마음도, 하물며 언어까지도 전부.
이 세상에는 쓰고 닳아야만 그 의미가 완성되는 것들이 있으니까.
생을 다하는 일. 모든 심지를 다 태우는 일.
어쩌면 그것만이 인간이 지닌 본래의 운명일 수도 있으니까.”
숱한 만남과 이별 속에서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세상이었고, 한때는 누군가의 전부였다. 그러나 그 시간들에는 끝내 말이 되지 못한 마